뚝딱이! 힘내자!!
손톱달
예쁜나무
2014. 1. 6. 20:16
게으른 섣달 그믐
시장통 목욕탕을 비집고
묵은때 한바가지 둘둘말아 떨구면서도,
설날은 무슨 설날
또 어제 같은 오늘인갑다
슬그머니 눈떠보니.
낯익은 사람들 휙휙 자나가고
아이들이, 새뱃돈이, 제삿상이 쉴새없이 드나들어
맵찬 설바람을 일으켰는가
가위눌린 하늘도 회색구름 탈탈 털어
하얀 먼지 수북이 떨어낸다.
때늦은 싸리비 한자루 들고
슥슥
버리지도 못하고 쌓고 쌓고 지고 온 '나'만 쓸어내고 보니
그믐밤 미뤄둔 손톱 깍다
튀어오른 손톱달,
정월 초사흘달로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