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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읽다가...

예쁜나무 2016. 9. 25. 20:59

"한글을 배우게 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배움의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살다 보니 이런 기쁜 날이 오기도 하네요."

'2016 전국 성인문해 교육 시화전'에서 '새가 된 당신'이라는 작품으로 특별상(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상)을 받은 이순례(70) 씨는 2일 여전히 수상이 믿기지 않는 듯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새가 된 당신'은 모진 인생살이를 한 이 씨가 뒤늦게 세종교육연구원에서 초등학력인정 성인문해 교육으로 한글을 배우고, 글을 깨친 기쁨과 사별한 남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한 시다.

이순례(70)씨는 '새가 된 당신'으로 '2016 전국 성인문해 교육 시화전'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세종시교육청 제공=연합뉴스]
이순례(70)씨는 '새가 된 당신'으로 '2016 전국 성인문해 교육 시화전'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세종시교육청 제공=연합뉴스]

이 씨의 작품은 전국 성인문해 교육 시화전에서 전국의 5천여 출품작 중 최종 20개 작품과 함께 본선에 올라 전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먼저 떠난 남편을 못 잊어 그리워하는 마음을 녹여낸 시의 표현에는 문맹을 벗고 글을 쓸 줄 알게 된 것이 남편의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어르신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씨는 시에서 빈 화분에 내려앉은 새 한 마리를 보고 "어쩌면 하늘나라 그이가 새가 되어 '공부하기 힘들지?' 나를 위로하러 온 것 같다"고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그려냈다.

또 "말만 하던 내가 공부를 해서, 이제는 읽을 줄 알고, 이제는 쓸 수도 있고, 마음으로 웃을 수 있다고…"라는 시구는 마음 가득한 배움의 기쁨을 보여준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시에는 글자를 몰라서 오랫동안 가슴에만 숨겨온 감수성에서 우러난 그리움이 잘 표현돼 있다"며 "인생에 글자 꽃을 피우신 어르신의 애틋한 사부곡(思夫曲)이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