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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근무하는 직장은 좀처럼 연휴가 주어지지 않는 아주 바람직한(?) 직장입니다.
모처럼의 3일간의 연휴를 맞이하여 연휴 시작 며칠전부터 즐거운 고민을 하였습니다.
황금같은 이번 연휴를 어떻게 뜻깊게 보내야 할지..
마침 부처님 오신날도 있고 평소에 꼭 해보고 싶었던 산사체험이 생각나서
그때부터 가능한 사찰을 찾아보았으나 이미 예약이 만료되거나 시기적으로 맞지 않아
거의 포기하다싶이 했었는데 신청을 해놓았던 사찰중 순천에 있는 송광사에서 합격이 되었으니 준비물을 챙겨서 내려오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내심 너무도 기쁜 것은 마침 꼭 가보고 싶었던 법정스님께서 머무르셨던 불임암이 있는 사찰이었고
두달전쯤 순천 여행을 갔을 때 들렀던 커피가 아주 맛있고 아름다웠던 찻집이 생각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원래 일정보다는 일찍 서둘러 제가 사는 곳과 가장 가까운 기차역인 광명역에서 KTX를 타고 광주로 내려간 다음 다시 순천행 버스를 탔습니다.
내려가는 기차안에서 뿌리기 시작한 비는 주말내내 내릴거라는 예보가 있었습니다.
두 번째 방문인 순천. 참 차분한 도시입니다.
일전에 가보았던 찻집으로 일단은 찾아갔습니다. 송광사로 가는 버스 시간이 한시간여 밖에 남지 않아 서두르지 않으면 커피맛을 보지 못하고 서둘러야 할 것 같아서였습니다.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아메리카노와 조각케익. 주변을 가득 메운 책들과 아기자기한 꽃과 정원, 비오는 풍경. 마치 그림과 같았습니다.
커피맛이 궁금하신 분은 저에게 연락주세요.*^^*
송광사
송광사에 도착하니 머무르는 동안 입고 있어야할 편한 수행복과 공간을 안내해주셨습니다.
매무새를 가지런히 하고 수련방으로 가니 이틀동안 수행자들을 안내해줄 스님께서 인사를 하시더군요. 혜성스님.(저와 어떤 의미론 인연이 많으십니다.)
일정을 간단히 설명하신 후 예불드릴 때 반드시 알아야 할 예절과 합장의 의미, 발우공양의 의미,
사찰안에서의 인사법, 새벽 예불시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자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설명해주신 것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부처님이 모셔져있는 법당 중앙은 수행하는 스님들이 불공을 드리는 공간이니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합장은 몸과 마음을 모은다는 뜻이며 기본적인 예의.
발우공양의 의미는 양에 알맞은 그릇으로 모든 사람이 같은 음식을 똑같이 나누어 먹고 공동체와 화합 단결을 고양시킨다는 의미.
오체투지(큰절)
큰절은 신체의 다섯군데가 땅에 닿게 하는것이며
다섯 군데는 이마. 양팔꿈치. 양 무릎을 말함.
자신을 무한히 낮추면서 상대방에게 최대의 존경을 표시하는 예법.
잠깐의 휴식의 시간을 주시더니 저녁공양을 시작하였습니다. 산사에서의 식사시간은 규칙적이며
아침은 떡국. 점심은 산채나물등과 밥, 저녁엔 위에 부담이 적은 국수나 간단한 식단으로 먹고 난 후에도 전혀 부담이 없고 편한 음식들이었습니다.
저녁 공양 후 Templestay를 주관하시는 스님(각안스님)께서 강의를 시작하셨습니다.
Templestay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국내보다 외국인들에게 더 인정을 받는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의
아름다움. 사찰에서의 스님들의 생활(많은 궁금증들이 풀렸답니다.)
발우공양의 깊은 의미. 지옥.아귀.인간.아수라.천사계의 자세한 의미. 법정스님에 대한 회상
범종.북.목탁.운종을 치면서 어떤이들의 영혼을 빌어주는지..
모든 사물을 존경하며 사랑하라.
사람이 짜증을 내고 화가 나는 것은 누구 때문이 아니라 자기 마음속에 이미 짜증나는 마음이나
화나는 마음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 때문 아니면 자식이 말을 안들어서 속을 썩여서가 아니라 이미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던 내면의 울림이니 절대로 남을 원망하지 말며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모든 일은 나의 마음에 달려있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면 원망도 갈등도 미움도 사라질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말처럼 쉽지 않을것이지만 그 순간마다 마음의 소리를 들으려 노력한다면
모두를 용서하고 모두를 포용하고 그리고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해서 자기 자신도 용서받고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랑하는 일에 용서하는 일에 포용하는 일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한갓 미물들도 우리에게 도움을 주고 다 쓰임새가 있고 제각기 존재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모든 사물을 존경하며 자기를 낮추고 살아가야 마땅하지 않은가.
깊은 깨달음의 말씀을 하시고 마무리를 하셨습니다.
참가자들이 강의듣는 모습입니다.(전 왼쪽 맨앞에 앉아있었습니다.)
새벽 3시
새벽예불이 시작하는 시간입니다. 똑똑!! 새벽 예불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벌떡일어나 준비하고 불당에서 들어서니 차분하고 경건한 분위기로 예불이 시작되어 있었습니다.
[온통 캄캄한 산중에 새벽 예불을 하는 대웅전의 불빛만 새어나왔습니다.]
산사체험에는 가족단위로 참가하는 분들도 꽤 있었는데 초등학생에서부터 대학생까지 꽤 어린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기특하게도 투정한번 하지 않고 새벽예불에 모두 참석하여 기특하고 예쁘기만 하였습니다.
차분한 마음으로 자리에 앉자 대웅전 맞은편에서 새벽예불을 알리는 범종소리.
마음이 차분해짐과 동시에 마음속에 깊은 울림이 있어 오랜동안 귓가에 남아 있었습니다.
108배
예불을 모두 마치고 수련방으로 내려와 절에서의 큰절 하는 방법을 자세히 배운 후 108배를 시작하였습니다.
108가지의 번뇌를 잊고 용서하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108가지의 번뇌를 들으며 한번,두번 하기 시작한 절은
힘들고 괴롭다기 보다는 무아의 세계로 빠지는듯 했습니다.
참선
가부좌를 하고 손을 가지런히 단전위에 올려놓고 시선은 1m 전방에 자연스럽게 놓고 머리속에 있는 생각을 모두 지우라고 하더군요. 처음 몇초, 몇분동안은 되는듯 하였으나 슬금슬금 끼어들기 시작하는 잡념들 공상들이 계속 되었습니다.
다시 시선을 바로잡고 손을 모으고 혀를 입천정에 대고 이를 자연스럽게 닫고 집중하기를 수십여차례를 반복하였습니다.
30여분의 참선이 끝나고 나니 다리는 내 다리가 아니듯 하였으나 마음은 온전히 제것이 된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새벽. 송광사의 아름다움
법정스님.불임암
불임암에는 법정스님의 제자 스님께서 기거하고 계셨습니다. 법정스님의 뜻을 받들어 수행을 하고 계셨는데
관광객들이 아무때나 찾아와 소란스럽게 하여 괴로워하는 모습이셨습니다.
법정스님 뵈러 가는길엔 빽빽한 편백나무에 이어 대나무 숲이 길을 안내해주었습니다. 저 길 끝자락에..
법정스님께서 직접 만드신 스님의 유골이 묻혀 있는 곳입니다. 방문에 스님의 사진만이.
빠비용 의자
법정스님께서 직접 정성들여 가꾸신 정원
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며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는 입가의 미소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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